기타(과거자료)
국내지방자치동향 (~ 2019.12)
국내지방자치단체들의 주요 움직임과 활발한 정책 수행에 대한 정보를 알려 드립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창출: 청년이 돌아와야 지역이 산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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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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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창출: 청년이 돌아와야 지역이 산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김상민(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
청년층 고용불안 문제의 지속화와 중앙정부의 정책대응
2007년 처음 등장한 ‘88만원 세대’는 취직에 성공한 20대 청년층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서, 월평균 급여가 88만원이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별칭이다.1) 최근에는 88만원 세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에코붐 세대라는 용어도 등장했는데, 에코붐 세대는 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1991∼1996년생 자녀들을 뜻하며, ‘에코붐’에는 이들이 2차 베이비붐 세대의 '메아리'(Echo)처럼 노동시장에 돌아온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2) 이러한 2차 에코붐 세대가 처한 현실은 기존 88만원 세대보다 더욱 열악하다는 지적이 대두되는데, 경력이 없어 취업에 실패하고 취업을 못하니 경력을 쌓을 수 없는 악순환 고리가 지속된다는 것이다.3)
청년층의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산하 일자리위원회는 2018년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년 일자리 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재난 수준의 청년 고용위기 극복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청년의 체감도를 높이고, 양질의 민간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정책수단 총동원하여 현장에서 실질적 효과를 내도록 설계한다는 원칙을 수립한 것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중소기업부, 교육부 등 다수 부처에서 다양한 일자리 사업이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특성을 반영함과 동시에 청년층의 지역정착을 유인할 수 있는 특성있는 청년일자리 사업의 필요성 대두되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청년일자리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2018년 6월부터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지역정착지원형, 창업투자생태계조성형, 민간취업연계형의 3대 유형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본 사업의 주요 목적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한 청년일자리 창출, 지역의 관점에서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청년일자리 창출, ‘청년 지역정착 유도’를 통한 지역활력 제고에 있다.
이 중 특히 창업투자생태계조성형(2유형)은 지역별로 특화된 청년 취‧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지역인재로 성장시키는 사업유형이다. 이 사업의 모태가 된 사업이 바로 경상북도에서 처음 시작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이다. 본 글에서는 ‘청년이 돌아와야 지역이 산다’라는 모토로 시작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간략히 살펴보고, 그 정책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청년이 돌아와야 지역이 산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일본의‘지역협력대’사례를 참조하여 경상북도에서 2017년부터 시작된 시범사업이다. 청년인구의 수도권 집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대로 가면 경상북도 내 23개 시·군 중 17개 시·군이 소멸한다는 위기 진단을 받은 경상북도는 경북형 일자리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다양한 사업 모델 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사업이 바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이다. 이 사업은 도시 지역에서 경북으로 주소지를 옮겨 창업·창작 활동을 하는 만 15~39세 청년에게 창업 지원금과 별도의 교육, 컨설팅을 통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청년창업을 3,000만원까지 지원함으로써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도록 유도한다. 무엇보다 도시로 떠난 청년들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역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를 통해 마을공동체의 복원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의 전반적 활력을 제고하고자 기획되었다.
초창기 모집 분야는 ⓵ 지역자원과 특산품 등을 활용한 관광상품, 기념품 개발·판매, ⓶ 미술, 음악, 사진 등 청년문화예술 창작 활동 지원, ⓷ 전시·체험공간, 청년카페, 음식점, 게스트하우스 운영, ⓸ 기타 지역활성화를 위한 모든 분야 등으로 구분되며, 사업아이템 및 사업예정지가 읍·면단위 시골마을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경우 우대한다. 2017년 시범사업을 통해 3개 팀 10명을 선정해 지원했고, 2018년 상반기에는 행안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선정되어 국비 12억원을 지원받았다. 그 덕에 초기 10명이던 지원 인원은 23개 시군 100명으로 확대되었고, 2018년 선정된 총 53개 팀, 94명은 현재 활발히 사업을 운영 중이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화수헌’이다. 경북 문경에 위치한 화수헌은 한옥을 개조하여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와 부산 출신의 친구 5명이 함께 당초 연고도 없던 문경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주말 평균 200여명이 방문하는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발돋움 하였다. 무엇보다 커피나 우유를 제외한 모든 식재료는 문경에서 생산된 지역 농수산물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숙박의 개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앞마당을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하면서 지역 청년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개방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이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규모 공연을 하거나 회의장소 또는 창업 모임을 위한 회의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화수헌은 지역 농산품의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의 선순환에 유도할 뿐만 아니라, 지역 청년들의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 시사점
고령화 및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은 농촌 지역의 침체뿐만 아니라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론도 대두시켰다. 반대로 도시의 청년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취업과 고용불안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어떻게 하면 지역의 문제와 청년들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한 사업이 바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이다. 청년들을 지역으로 유인하고, 이들의 젊음과 패기, 그리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의 활성화를 꾀함으로서 청년의 고용문제와 농촌지역의 침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청년들의 지역 유입으로 지역의 생기와 활력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청년들 역시 자신들의 능력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개인적 만족감, 보람,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기대감도 높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지속성을 갖고 우리사회에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아직 과제도 많다. 우선 청년들이 가진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 수단이나 사업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원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청년들이 지역에서 뿌리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주민이나 단체들과의 연계망 구축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사업 추진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공유되고 개선될 수 있도록 피트백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점진적 정책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지역정착이 1-2년의 단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갖고 청년들의 필요와 요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청년이 돌아와야 지역이 산다’라는 모토로 시작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청년들이 그들의 능력과 재능을 발휘하면서 지역 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우석훈, 2008, 「88만원 세대」
2) 연합뉴스(2018.01.25.일자): '에코붐 세대' 마주한 문 대통령…청년일자리 특단 대책 주문
https://www.yna.co.kr/view/AKR20180125067751001
3) 머니투데이(2019.05.01.): ‘88만원 세대가 부러운 ‘요즘 애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olumeNo=19564446&memberNo=36310338&vType=VERT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