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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지방자치동향 (~ 2019.12)
국내지방자치단체들의 주요 움직임과 활발한 정책 수행에 대한 정보를 알려 드립니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책임성 제고를 위한 주민참여 확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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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홍근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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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지방자치단체 재정책임성 제고를 위한 주민참여 확대 방안(홍근석).pdf 1,357 |
지방자치단체 재정책임성 제고를 위한 주민참여 확대 방안
홍근석(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
지방자치단체 재정책임성의 개념 및 유형은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수행된 재정책임성에 관한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지방정부-지역주민을 포함하는 민주적 거버넌스의 시각에서 재정분권을 파악하고 있으며, 재정분권은 지역주민의 선호에 부합하는 정책결정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재정책임성의 측면에서도 기존에는 공공부문 내부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과 재정효율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춰 왔지만, 최근에는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한 지방정부의 투명성 및 대응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림 1> 지방자치단체 재정책임성 메커니즘
자료 : Schroeder(2004). 홍근석․김성찬(2018)에서 재인용.
결국 지방자치 및 재정분권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며,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지역주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방자치법」은 제13조부터 제20조까지 주민의 지방선거 참여, 주민투표, 조례 제정 및 개폐 청구, 감사청구, 주민소송, 주민소환 등과 같은 주민참여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재정과 관련하여 「지방재정법」 제39조는 지방예산 편성 등 예산과정에 대한 주민참여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방자치 및 지방분권 추진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민참여제도는 과거보다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측면에서의 주민참여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행정자치부․한국지방행정연구원(2015)의 ‘지방자치 20년 평가결과’에서는 주민참여의 양적 확대에 비해 성과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여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2017)는 주민참여예산제도 확대 및 주민직접참여제도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하였다. 지방자치단체의 핵심정책과 사업까지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방재정의 건전성 및 책임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또한 주민발의, 주민소환, 주민투표 등 지역주민의 직접참여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자치분권위원회(2018)는 주민참여예산제도 확대 및 주민투표 청구대상 확대 등을 포함하는 ‘자치분권 종합계획(안)’을 제시하였다.
주민참여예산제도와 관련하여 주민참여 범위를 지방자치단체 주요 사업 및 전체 예산과정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2018년 3월 「지방재정법」 제39조 개정을 통해 주민참여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방자치법 제39조에 따른 지방의회의 의결사항은 제외한다”라는 단서 조항을 두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예산의 심의․확정, 결산의 승인 등 중요한 사항에 대한 결정권은 제한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의사결정권한을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주민투표법」 제7조 제2항에 열거된 주민투표 제외대상을 축소하여 주민투표 청구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현행 조항은 주민투표의 청구대상에서 제외되는 6가지 예외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 중 3번째 예외 사항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ㆍ회계ㆍ계약 및 재산관리에 관한 사항과 지방세ㆍ사용료ㆍ수수료ㆍ분담금 등 각종 공과금의 부과 또는 감면에 관한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주민투표법」 제7조 제2항의 개정을 통해 지방재정의 주요 분야에 대한 지역주민의 직접참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스위스에서 실시하고 있는 재정주민투표와 주민총회를 통한 예산․결산의 승인은 ‘자치분권 종합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민투표 청구대상 확대와 주민참여예산제도의 확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스위스 주정부는 일정 금액 이상의 지출이 수반되는 사업의 시행여부를 재정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이러한 재정주민투표는 일정 금액 이상의 사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재정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식과 지역주민 또는 지방의회의 요구에 의해 선택적으로 재정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정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주정부들은 대부분 선택적 재정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주정부마다 재정주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기준 금액을 다르게 설정하고 있으며, 모든 주정부가 계속 사업에 대한 지출의 기준 금액을 단년도 사업보다 엄격하게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스위스의 자치단체는 주정부(재정주민투표)와는 다르게 주민총회를 통해 예산 및 결산을 승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자치단체 운영 기본조례에서 주민총회의 의결 및 승인사항과 재정정보에 대한 지역주민의 알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주민총회에서 예산안과 그에 따른 세율인상안을 의결함으로써 자치단체의 재원조달 책임성과 지출 책임성을 완전하게 일치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여건상 이러한 재정주민투표나 주민총회 방식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일정한 금액 또는 분야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재정주민투표 등을 실시하고, 점차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재정심의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있는 사업들 중 일부를 대상으로 재정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는 지방투자심사의 대상이 되는 사업들 중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주민총회나 재정주민투표를 통해 사업수행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